2012년 7월 23일 월요일

1기 디지털 외교관 발대식 및 교육 참가 후기

     어렸을 때 부터 "너 혹시 혼혈아니?" "넌 생각하는게 한국 사람 같지 않아. 한국 사람처럼 행동해" 라는 말을 들어온 나는 한국 사람처럼 행동하는게 무엇일까 고민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난 한국의 모든 것이 싫어졌고 한국인이고 싶지 않아졌다.  그래서 난 유학을 선택했다. 어렸을 때 부터 UNICEF에 들어가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을 도와주는게 꿈이었던 나에게 명분은 분명했다. 단순히 책을 외우는 것이 아닌 다양한 종류의 공부를 하는 것, 한국 대학교에서는 잘 가르치지 않는 국제관계학을 공부하는 것, 그리고 대학을 뉴욕으로 감으로써 유엔 본부에서 인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내가 유학을 결정한 데에는 더 큰 이유 하나가 있었다. 난 단지 한국을 도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난 그만큼 한국이 싫었고 몰래 이민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미국을 가니 난 점점 더 한국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한국 이야기에는 관심도 없던 내가 친구들이 한국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갑자기 흥분을 하였고 한국에서 일본인들을 너무 싫어하면 안된다고 말하던 내가 극단적일 만큼 일본은 신랄하게 비난하고 있었다. 특히 독도 이야기가 나오면 나의 극단성은 그 끝을 달리고 있었다. 또 역사시간에는 동해가 Sea of Japan이라고 표기 되어있는 것을 보고 흥분하여 이건 잘못된 표기이니 East Sea라고 바꾸어야 한다고 소리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Korean Club을 만들고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었다.
     나는 나의 이런 모습들이 신기하였다. 한국을 싫어하는 한국인 1위로 뽑힐 것 같이 한국을 싫어하던 내가 내가 아니면 이 학교에서, 더 크게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누가 한국을 보호하고 제대로 알릴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것이다. 그래서 난 제1기 디지털 외교관을 지원했고 어제, 7월 23일, 발대식과 교육에 참가하였다. 솔직히 처음엔 그저 지식을 가져온다는 생각이었다. 여러 외교관들과 반크 회원들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열린외교 시대에서 우리가 이루어야 할 네가지 (개방,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범세계적 문제 해결, 공공외교), 공공외교의 필요성과 그 방향, 국제평화외교, 스토리 텔링 등 많은 지식을 전해주셨다. 하지만 이 날, 날 가장 많이 바꾼 것은 박기태 단장님의 강의였다. 단장님의 강의는 단순한 지식이 아닌 삶이었다. 정부의 모든 일자리에서 떨어지신 단장님도 나처럼 한국이 미우셨을 것이다. 하지만 단장님은 한국을 알리는 일을 시작하셨고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한국을 사랑하시고 한국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신다. 단장님은 단장님이 하고 싶어하는 일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오히려 단장님을 필요로 하신 곳을 찾아가 그들을 자극했다. 그래서 나도 이젠 날 필요로 하는 곳에 날 헌신하고 싶다. 물론 난 다수의 한국인과 다르다. 나도 내가 그들과 가치관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동양적인 가치관보단 서양식의 가치관을 따랐고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내가 배울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동경한다. 하지만 내가 그 모든것을 경험한다 하여도 난 한국인이다. 난 언제나 잘못된 한국에 대한 인식에 화 낼 것이고 그 곳에 머무르기를 원하면서도 항상 한국을 그리워할 것이다. 
     5시간의 긴 강연을 들으면서 느낀 것도 배운 것도 참 많은 데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있는 내가 너무 안타깝다. 생각은 다 잘 해놓고 표현하려 하면 잘 하지 못하는 나. 그런 난 어제 내가 느끼고 배웠던 그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 할것이다. 하지만 난 나의 마음을 기억할 것이다. 난 내가 어떤 모습이든, 어디에 있든, 다른 나라의 가치관과 그 속의 기회를 동경하든, 한국인이라는 마음. 내가 아니면 한국의 진실된 모습을 볼 수 없는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을 홍보하겠다는 마음. 난 그 마음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한국을 누구보다 싫어하던 아이가 이제 한국을 사랑하고 홍보하겠다 나서면 그 누구도 진심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난 나의 마음을 믿는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을 싫어해 봤었기에 난 내가 그 누구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성이 아닌 내 본능이, 내 마음이 택한 한국이기 때문이다. 이제 난, 제 1기 디지털 외교관으로서 이 블로그를 통해 세계사람들에게 한국을 제 2의 고향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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